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함부로 동정하지 말 것
함부로 동정하지 말 것루비궁. 황궁에서 가장 후미진 자리에 지어진 궁전. 이곳에 머무는 왕자와 공주들에겐 딱 하나 공통점이 있었다. ……우리는 볼모다. 트리스툼 제국이 복속시킨 제후국에서 바쳐진. 그리고 나 조세핀은 볼모 공주들 가운데 유일한 처녀일 것이다. 수수한 행색으로 숨죽이고 지내며 황자들의 눈에 들지 않도록 노력했으니까. 눈에 띄는 순간, 망나니 황자들의 침실 시중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. *** “크하하하!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라고!” “다 큰 사내놈이 이 정도 시련은 견뎌야지! 안 그래?” 호수 한가운데 빠진 남자가 부초처럼 떠 있었다. 저 남자는 분명 어디선가 새로 온 볼모 왕자일 것이다. 못된 황자들은 새로운 사람이 올 때마다 신고식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괴롭혔으니까. 나는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, 저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.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또 다른 볼모가. 순간 내 입장도 잊고 그를 동정하고야 말았다. “저기, 괜찮아요?” “……너야말로 죽을 뻔한 거 아닌가? 수영도 더럽게 못하던데.” 은혜도 모르는 싸가지를 괜히 도와 줬다. *** 하지만 그 싸가지 덕분에 날 범하려던 사제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. 이번엔 내가 그의 동정을 받은 것이다. “도망치고 싶었어. 황자들의 코르티잔이라는 처지에서.” “황자들의 코르…… 뭐?” 신세를 한탄하는 내 말에 그가 경악했다. 그때까지도 난 몰랐다. 그가 바로 황제의 유일한 적통, 돌아온 4황자라는 사실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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함부로 동정하지 말 것